▲ 지난 7월28일 11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한 김대기 비서실장(오른쪽)과 후임인 이관섭 정책실장.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대통령실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전격 교체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이 물러나고 후임에 이관섭 정책실장, 정책실장에는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 공석이던 안보실장에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을 각각 내정했다. 총선을 앞두고 개각에 이은 여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맞물려 대통령실에도 변화를 주는 모양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비서실장직을 올해 말까지만 하고 내년 1월1일부터는 이관섭 실장이 내 후임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김 비서실장은 자신의 사임과 관련해 “인수위원회 때부터 비서실장직을 한 지 20개월이 넘는다”며 “그 정도면 내 소임을 다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국내외 여건이 어려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대과 없이 물러나게 돼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관섭 내정자는 “민생이 대단히 어렵고 거시경제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태윤 내정자는 “대통령 국정철학을 최대한 반영한 가운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조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호진 내정자는 “국제질서가 변하고 상황이 변하면 정책도 변하기 마련”이라며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인도태평양 전략 등 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1차관 자리에는 김홍균 주독일 대사를 내정했다. 한미안보협력관·평화외교기획단장·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한 북핵·북미 외교 전문가라는 평가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최근 여권에서 쇄신 노력을 많이 하고 정부도 바뀌었다”며 “대통령실도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비대위원장이 73년생으로 젊어졌다고 하는데 대통령실도 60년대생 이하 참모진이 많이 남게 됐다”고 이번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야권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인사 내용을 보면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김대기 비서실장 후임에 이관섭 정책실장을 임명한 것은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국정운영의 대전환”이라며 “민생과 경제상황에 위기의식을 느낀다면 이런 인사를 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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