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앞세운 엄마가, 동료 먼저 보낸 노동조 활동가가, 또 온갖 차별에 설움 복받친 비정규 노동자가 울고 더 울었다. 법원 앞에서, 분향소 옆에서, 어느 번듯한 원청 본사 앞길에서 꺽꺽 울음 먹고 버텼다. 하지만 터져 나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어 눈물이 곧 영정 위로, 바닥으로 흘렀다. 금세 옆 사람 눈이 따라 붉었다. 같이 울었다. 설렁거리던 사진기자가 바닥을 기며 잠시 바빴다. 애써 태연한 척을 하느라 눈에 힘을 주곤 했다. 웃을 일이 많지 않았지만 웃음이 없지도 않았다. 연대하러 먼 길 달려온 사람의 손을 잡고, 옷깃 여며 주는 동료와 눈 맞추며, 함께 농성 천막을 세우면서 사람들은 많이 웃었다. 고된 싸움을 버티게 해 준 그 웃음은 뉴스가 되질 못해 컴퓨터 저장소 B컷 폴더에 머문다. 법원 앞에서 잠깐 웃던 모습 정도가 기록으로 남았다. 마냥 웃지도 못하고 표정 관리를 하던 이들은 더 긴 싸움을 예고하며 끝내 단호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2023년의 표정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