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거제도를 결정할 민주당 의원총회를 하루 앞둔 13일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선거법만 지켜 달라”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해 달라는 호소의 의미로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탄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4일은 당이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내놓고 마지막으로 호소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고 14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지난달 의총에서도 의견을 모았으나 병립형으로 돌아가 의석수를 얻자는 의견과 연동형으로 치러야 한다는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지도부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한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 비레대표제로 가야 한다고 시사했다. 지난 대선 당시 약속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하면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비례대표 의석수를 빼앗겨 윤석열 정권을 막을 수 없다는 논리다.

이탄희 의원은 민주당에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 아니라, 멋지게 이기자, 용기를 내자”며 “양당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 편에 서겠다던 대국민 약속을 지키고 연합정치로 더 크게 이기자”고 말했다. 그는 “멋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대선이 어려워진다”며 “대선을 이겨도 증오정치가 계속되면 그 다음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보다 더한 대통령이 나와 민주주의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했다. 병립형을 선택하는 경우 “국민의 정치혐오를 자극해 투표율이 떨어지고 253개 지역구가 흔들릴 수 있다”며 “최악이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는 “선거법 퇴행 시도를 포기하고 위성정당 금지법 제정에 협조하라”며 “민주당 증오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탄생한 증오 대통령은 윤석열 한 사람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정치와 언론장악에 이어 선거제까지 퇴행시켜 증오정치와 반사이익 구조를 완성하려는 국민의힘의 시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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