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노조

최근 서울소방재난본부 소속의 소방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공무원노조가 고인의 사망 원인을 서울시의 ‘먼지털이식’ 감사로 지목했다.

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는(지부장 직무대행 권영준)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갑질 감사가 소방관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규탄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5일 40대 후반의 한 소방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유서에 서울시의 먼지털이식 감사에 대한 부당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최근 정기감사를 진행하면서 서울시 소방공무원 160여명에게 가족수당 감사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감사위는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뿐 아니라 부양가족의 카드사용내역·통신기록·혼인관계증명서 등도 요구했다. 가족수당은 2023년 기준 국가공무원에게 배우자 4만원, 부양가족 2만원, 첫째 자녀 3만원, 둘째 자녀 7만원, 셋째 이후 자녀 1명당 11만원을 지급하는데 고인의 경우 장모가 요양병원에 입원하면서 장모의 부양가족 여부가 문제가 됐다.

노조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별로 감사 주체와 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서울시의 경우 시 감사위원회가 직접 소방공무원을 감사하는 데다가 감사관이 직접 감사대상에게 연락해 자료 제출을 독촉했다”며 “수많은 조합원이 ‘마치 괴롭힘, 표적조사 같이 느꼈다’고 토로했다”고 밝혔다.

김주형 노조 소방본부장은 “24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감사관이 소방관에게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면 징계사유만 높아진다’는 협박성 멘트를 듣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김현기 노조 부위원장은 “강압적인 감사로 소방관을 죽음으로 내몬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사과해야 한다”며 “진상조사와 가해자 처벌, 구조적인 문제 개선을 거부한다면 노조가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서울시 감사위원회에 찾아가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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