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 기자

카카오 노동자들이 경영진 사퇴를 포함한 인적쇄신을 촉구하는 팻말시위를 했다.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지회장 서승욱) ‘크루유니언’은 8일 정오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앞에서 경영실패·불법의혹과 관련한 경영진 사퇴와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했다. 센트로폴리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입주한 곳이다.

서승욱 지회장은 “카카오엔터는 올해 경영위기를 맞아 비용절감과 희망퇴직을 강행했다”며 “그럼에도 경영진은 불법경영 의혹과 경영실패 문제를 제대로 밝히거나 규명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 지회장은 “이런 문제를 내부 감사나 외부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카카오엔터뿐 아니라 카카오의 많은 계열사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구조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고, 내부감시나 견제 역할이 작동하지 않아 독단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앞서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자의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조종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거쳐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2020년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하면서 시세보다 비싼 값을 치른 혐의가 제기돼 압수수색을 당했다. 카카오 그룹 곳곳에서 불법경영 의혹이 불거지면서 카카오가 소유한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적격성심사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카카오그룹의 경영실패는 노사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지회는 경기도 성남 본사인 카카오아지트 로비에서 유사한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사내게시판을 통해 경영진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이에 대해 사용자쪽은 시설관리권을 침해했다며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서 지회장은 “과거 경영방식과 의혹에 대해 해결 방법을 찾고 내부 직원이 소통할 수 있는 지속적인 논의 채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사 대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카카오 설립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카카오 경영문제와 노사갈등이 확산하자 11일 ‘브라이언톡’을 열기로 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접 소통에 나선 것으로, 브라이언은 김 센터장의 영어이름이다. 2021년 2월 이후 2년10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지회의 면담 요구와 인적쇄신 요구에 대해서는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카카오 본사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예고해 계열사 노동자를 소외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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