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노조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내년부터 택배 수수료를 삭감하려고 해 택배노동자들의 수입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CLS가 우월적 지위로 수수료 삭감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어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리점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택배노조(위원장 진경호)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CLS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은 원청 갑질을 중단하고 수수료 삭감 시도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CLS는 이달 초부터 전국 400여개 대리점에 2024년도 수수료를 통보하기 시작했다. 노조가 확인한 바로는 CLS는 택배 건당 최소 20원에서 250원까지 수수료를 삭감하는 안을 통보했다. 노조 관계자는 “쿠팡이 수수료 안을 제시하면 대리점주와 면담 등을 거쳐 최종 수수료를 확정한다”며 “협의·합의의 꼴을 갖추고 있지만 수수료 결정 권한은 쿠팡의 몫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수수료가 삭감되면 택배노동자의 수입도 감소한다.

강민욱 노조 쿠팡택배본부 준비위원장은 “월 7천개 배송을 기준으로 적게는 35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수입이 감소하게 된다”며 “쿠팡은 영업손익도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도 이윤의 극대화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CLS가 일방적으로 수수료 삭감을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리점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대리점법 9조에는 “공급업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진경호 위원장은 “쿠팡은 법 위에 군림하는 것이냐”며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쿠팡을 왜 관리·감독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팡 관계자는 “CLS 영업점 소속 퀵플렉서(택배노동자)는 안정적인 물량이 보장됨에 따라 타 택배사 대비 높은 수입을 보이고 있으며 2024년 수입도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파트·엘리베이터 비율 등 노선 특성을 고려해 영업점과 협의해 노선별 수수료가 정해지며 노선 특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노선은 수수료가 인상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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