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글로벌 고금리 영향에도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도체 경기 개선, 신성장 산업 관련 주요국 투자 확대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다만 과거와 같이 중국 특수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4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경제전망보고서를 내놨다.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IT경기 하강, 중국 등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올 2분기 이후 수출 금액이 점차 늘면서 10월과 11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다. 다만 수출 증가 속도는 과거 2000년 이후 여섯 차례의 회복기에 비하면 다소 낮은 편인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수출은 자동차·기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 가는 가운데 반도체가 개선세를 이끌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AI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감산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물량과 가격이 모두 회복 조짐을 보인다. 다만 컴퓨터·스마트폰 등 IT 최종재의 수출 증가는 아직 뚜렷하지 않은 모습이다.

비IT품목은 자동차·기계가 주요 선진국의 친환경·인프라 투자 수요 지속 등으로 양호하지만 석유화학·철강 등 여타 품목들의 회복은 미흡한 상황이다.

앞으로 우리 반도체 수출은 AI 관련 수요 증가로 고대역·고용량 제품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그간 부진했던 컴퓨터·스마트폰 등의 수요도 점차 살아나면서 개선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다. 신성장 산업 관련 미국·유럽연합 등의 투자 확대도 우리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고금리가 지속되고 내구재를 포함한 재화 소비 회복이 더딘 점은 수출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대중 수출 부진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이 소비와 첨단산업 중심으로 성장구조를 전환해 성장에 따른 수입 유발 효과가 축소됐기 때문에 대중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확대하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한국은행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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