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배 지부 한국전기공사협회지회 사무장(사진 가운데)이 김해자 조합원의 발언문을 대독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평등지부>

한국전기공사협회가 간접고용 청소노동자를 감원하겠다고 밝혀 반발이 일고 있다. 협회는 전기공사업법 25조에 근거해 설립된 법정단체다.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평등지부는 27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한국전기공사협회 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화노동자를 구조조정하는 협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협회가 지난 21일 게시한 건물종합관리 위탁용역 입찰 공고문에 따르면 협회는 내년에 중앙회 건물을 관리하는 청소노동자를 11명에서 10명으로 한 명 줄이려 하고 있다. 근무시간도 기존 하루 7시간에서 5시간으로 대폭 줄어든다.

지부 한국전기공사협회지회는 협회에 네 차례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돌아온 한 마디는 “협회와 노조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말이었다. 박광배 지회 사무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월부터 협회에서 일한 김해자 조합원의 발언문을 대독했다. 박 사무장은 “입사하니 청소도구가 하나도 없어 고무장갑 없이 맨손으로 변기를 닦고 세면대를 닦았다. 집에서 세제를 가져와 제 돈으로 고무장갑을 샀다”고 전했다. 이어 “협회는 지난 2년 동안 협회 건물이 자리잡기까지 뼈가 빠져라 고생한 노고는 안 보이고 우리가 논다고 생각하나 보다”며 “여기서 인원을 줄이고 근무시간을 단축하면 우리는 더 정신없이 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회는 협회가 정부 사업을 위탁해 수행하고 법에 근거해 설립된 법정단체인 만큼 공공기관 성격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용자 책임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이정순 부지부장은 “협회의 세련된 건물을 보고 감탄했지만 청소노동자의 휴게실은 지하주차장에 눕기도 어려울 만큼 협소하다”며 “아무리 원청이라도 하청노동자가 단결해 투쟁한다면 노동자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매일노동뉴스>와 통화에서 “(노조와) 협회는 아무런 이해 관계가 없다”며 “노조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