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

디지털 전환으로 일감이 필요한 사람과 일할 사람이 필요한 개인과 기업이 시시각각 연결됐다 흩어지는 온디맨드(on-demand) 경제, 개인이 시간과 노동력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소득을 창출하는 긱(Gig) 경제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미국 ‘프리랜서유니온’은 2017년 발간한 보고서(Freelancing in America, 2017)에서 이미 2017년에 미국 인구의 36%가 프리랜서로 일하고, 2027년에는 50.9%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 프리랜서 규모는 추산을 하는 기관과 유형에 따라 규모가 달라지는데, 적게는 240만명(한국노동연구원 2019)에서 많게는 400만명(한국노동사회연구원 2021)까지로 확인된다. 특히 2010년 하반기 이후 3~5년 사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청년 프리랜서는 좀처럼 해결되기 어려운 청년실업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는 2022년 대학 졸업자 중 프리랜서로 취업하는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프리랜서는 ‘일하는 방식의 자유로움’ 측면에서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양질의 신규채용 일자리가 줄어드는 구조로 인해 청년의 미래 진로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현직 프리랜서 1천015명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프리랜서로 입직하는 이들의 32.8%는 이전 노동경험이 없었다. 프리랜서로 경력을 시작한 청년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로 안착하는데 실패하고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갈 경우, 양질의 일자리로 편입되기란 더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프리랜서’ 노동의 불안정성을 완화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많은 청년들이 프리랜서를 진지한 미래의 선택지로 고민하는 만큼 프리랜서 노동 형태를 양극화되고 불안정한 일자리가 아니라 진지하게 장기적 전망을 가질 수 있는 일의 형태로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노동기구(ILO) 일의 미래 글로벌위원회가 발간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일(2019)’는 기술발전, 자동화 등으로 인해 기존의 일자리가 상당 부분 교체될 위험이 있지만, 동시에 원하는 시공간에서 일하는 등 자율적 노동이 가능한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 산업과 사회가 전환되는 이행의 시기에 전략적인 사회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ILO의 보고서는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일의 미래를 위해 “인간능력에 대한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decent work)”를 만드는 데 사회의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과거에는 고용주가 담당한 숙련 향상과 기술개발을 사회가 지원하고, 노동자가 업무 자율성을 확보하도록 권장하며, 피고용인이 아닌 이유로 현재 보장받지 못하는 권리들을 보호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전과 다른 일자리 형태가 계속 생겨나도 이들을 보호하는 제도가 공백으로 남아있다면, 노동시장 불안정화와 이로 인한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할 위험도 상존한다. 노동의 미래가 아니라 지금 우리 앞에 닿아있는 프리랜서에 대한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거나 방치할 수 없다.

청년유니온 위원장 (tjfrla321@gmail.com)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