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우 정의당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의당>

정의당 ‘선거연합정당 추진 비상대책위원회’가 선거연합 범위와 방식에 당원 견해를 물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반대하는 세력과는 같이할 수 없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기득권을 놓기 위해 비례 1·2번은 연합정당 출신으로 배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준우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의 입장이 다르다며 비대위 내부 갈등을 우려했다.

“새로운 선택과 연합 열려 있어”

김준우 비대위원장은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신임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연합 범위와 방식에 관해 당원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더 넓은 논의 과정을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한다. 당원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도록 당원 설문조사부터 당원 총투표까지 모든 방식을 열어 놓고, 정의당의 미래를 당원과 함께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선거연합 대상의 기준으로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제시했다. 그 외에는 열어 놓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노란봉투법을 반대하는 세력과는 연대·연합할 수 없다. 정의당은 노동중심성을 확고히 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선거연합 대상이 사회민주당일 수도 있고, 진보당, 노동당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정미 전 대표가 손잡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던 ‘새로운선택(금태섭 신당)’ 역시 “당내에서 고민하는 사람이 있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정의당 내 의견그룹의 목소리를 통합하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현재 정의당 내에는 크게 진보당과 함께하자는 입장을 가진 의견그룹 ‘함께서울’이 있고, 새로운선택과도 연대하자는 ‘대안신당 당원모임’, 당 해체 후 재창당을 주장하며 새로운선택과 연합하려는 ‘세 번째 권력’이 있다.

비대위는 이른 시일 내 당원 설문조사를 추진해 당론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당내 의견그룹들의 리더들 의견만 들었을 뿐 당원 의견은 들은 바 없다는 이유다. 2~3주 전 당원들에게 설문조사를 공지하고, 당권자의 30% 이상 참여한다면 당론으로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정의당은 기득권을 내려놓기 위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비례대표 1·2번을 정의당이 아닌 당에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그렇지만 통합까지는 험난해 보인다.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진보당과 정의당은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고 있고, 새로운선택은 대외적으로 중도보수로 평가받고 있어 정의당과는 연대가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진보당은 정의당이 제시한 선거연합정당이 아니라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총선대응기구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정혜규 진보당 대변인은 “‘정의당 플랫폼’ 선거연합정당은 부정적이지만, 민주노총과 함께하는 총선대응기구에서 진보진영 대단결을 위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추후 노동계 여성리더 비대위원으로 추가
일각에선 위원장과 비대위원 갈등 우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저녁에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비대위원으로는 당연직으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들어갔고, 김종대 전 의원, 엄정애 경북도당 위원장, 나경채 전 정의당 공동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집행위원장에는 정재민 서울시당 위원장이 올랐다. 비대위원은 2명 이내에서 추가 인선될 수 있다.

노동계 여성 인재가 추가 비대위원으로 임명될 전망이다. 김준우 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 또한 선거연합정당 건설이라는 방향성 아래 당내에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할 수 있도록 하겠다. 현재 꼭 필요한 경험과 연륜을 가진 노동계 여성리더를 반드시 포함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당 일각에서는 김준우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의 성향을 두고 비대위가 삐걱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평론하는 것과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건 다른 일이기 때문에 김준우 위원장이 키를 쥐기가 힘들 것 같다”며 “비대위원들 구성은 당내 의견그룹 ‘전환’과 ‘함께서울’이 진보당과 함께하자고 할 텐데, 김 위원장은 반대하고 있어 대립각이 세워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나경채 비대위원이 전환 소속이다. 엄정애 비대위원은 함께서울 소속 정재민 집행위원장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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