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임세웅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정의당-녹색당 선거연합에 대해 “비례위성정당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구 후보까지 포함해 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현재 정당법 안에서 실현할 수 있는 연합정치 방안이라는 얘기다.

“지역구 후보까지 한 당에서 함께 선출”

이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정의당-녹색당 선거연합이 도마에 올랐다. 녹색당과의 연합은 ‘위성정당 꼼수’라는 당내 지적에 이정미 대표는 “총선의 모든 후보를 하나의 당에서 함께 선출하고, 지역구 후보를 포함해 함께 선거를 치른다는 점에서 비례위성정당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유럽 등지에서 논의되는 가치동맹과 정치동맹 수준에서의 노력들이 필요한데, 현 정당법 안에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선거연합정당의 공동지도부를 구성하고, 만들어진 정당의 의회진출에 가장 도움되는 방식으로 비례 순번도 논의하며, 원내에 입성한 의원들은 국회 내 공조기구를 구성해 공동의 기후정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더 높은 수준의 연합정치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정의당-녹색당 선거연합정당은 사실상 위성정당이라는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거대 양당의 경쟁 속에서 지역구 당선자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비례후보 당선에 무게를 둔 위성정당이라는 지적이다. 정의당이 말한 선거연합정당은 정의당이 재창당하면서 당명을 개정하고, 녹색당은 정의당이 만든 새 당에 지도부와 총선 후보를 입당시켰다가 선거 뒤 녹색당으로 돌아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후 원내 진출 의원들이 공조기구를 만들고 한 당처럼 움직여도, 정의당은 사실상의 비례위성정당으로 기능한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내 모임 ‘대안신당 당원모임’은 ‘전국 지역위원장님들께 드리는 글’을 내고 “지역구 출마자도 있으니 위성정당이 아니라는 논리는 궁색하다”며 “자기모순과 내로남불의 ‘위선정당’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의당만으론 안 되지만 정의당 없이도 안 된다’는 원칙을 내건 당내모임으로 넓은 범위의 제3지대 연합을 주장하고 있다.

‘정의당 해체 후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주장하고 있는 당내 의견그룹 ‘세 번째 권력’의 류호정 의원은 지난 25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정의당은 ‘위성정당방지법’을 국회에 제출한 정당이다. 완벽한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녹색당만 당선자 내고 탈당” 우려도

정의당 일각에서는 녹색당만 당선자를 내고 당을 나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청년·여성·녹색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녹색당 간부가 비례대표 1번을 받는 방식에 양당 지도부가 합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예전부터 돌았던 이야기”라며 “녹색당 출신들만 비례 당선이 되고 자신들끼리 의원총회를 열어 셀프 제명을 하면 막을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녹색당에 비례 1번을 주기로 협의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를 묻는 질문에 “선거연합정당 공동지도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의당은 당분간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 구성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국회에서 언급되는 다른 제3정당과의 합당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른바 ‘이준석·유승민 신당’에 이 대표는 “어떤 사람들과 어떤 비전을 갖고 만들어질지 예측할 수 없어 말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했다. ‘금태섭·양향자 신당’에도 “밟아 온 궤적이 다르다”는 기존의 태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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