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MRO(기업운영자재) 유통 전문기업 서브원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13일 화섬식품노조와 서브원지회(지회장 예병기)에 따르면 이날 서브원 노사는 ‘2023년 서브원 임금협약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후 잠정합의안에 대한 지회 찬반투표를 거쳐 가결되면 올해 임금협상이 최종 마무리된다.

노사는 임금 평균 4.5% 인상에 의견을 모았다. 이 인상폭은 사측이 노사합의도 하기 전에 비조합원들만을 대상으로 적용한 것이다. 이에 반발해 왔던 지회는 사측의 인상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회사가 노사 화합을 위해 노조와 공동명의로 올해 안에 자선기관에 소정의 금액을 기부한다는 합의를 도출했다. 노사간담회를 통해 상호 소통의 자리로 활용하고, 내년부터는 임금협상을 성실히 진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회는 서브원이 사모펀드에 매각된 뒤 불합리한 성과급 체계가 도입됐다며 지난해 4월 설립됐다.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거쳐 단협 합의안을 마련했는데 사측이 노사 교섭의 결과물이 아닌 회사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방침인 것처럼 공지해 지회가 반발했다. 올해 임협 과정에서도 갈등은 계속됐다. 협상이 마무리되기 전 회사가 일방적으로 임금인상률을 공지하고 비조합원에게만 인상률을 적용해 지급했다는 게 지회의 설명이다. 예병기 지회장은 지난 8월16일 성실교섭과 노조활동 보장을 촉구하며 서울 종로구 서브원 본사 앞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농성 50일째가 되던 지난 4일 사측 태도에 변화가 없다며 단식에 돌입했다. 이달 10일 노사 협상이 진전돼 예 지회장은 단식농성을 중단했다.

예병기 지회장은 “지회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쉬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노사갈등이 심화된 상태에서 사측이 기금을 출연해 노조와 공동 명의로 기부를 한다는 것은 결국 노조를 인정하겠다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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