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병기 화섬식품노조 서브원지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새문안로 서브원 본사 앞에서 회사의 노조탄압을 규탄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정기훈 기자>

“신장암으로 신장 절제술을 받아 신장이 하나밖에 없는 몸입니다. 노숙농성 50일째 이어지며 응급실 가는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투쟁도 하지 못하고 쓰러질 수는 없기에 투쟁 수위를 높여 단식농성에 돌입합니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브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예병기 화섬식품노조 서브원지회장이 단식농성 돌입 사실을 알렸다. 성실교섭과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본사 앞에서 50일째 노숙농성을 해 왔지만 노사 간 협상이 여전히 풀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자 투쟁 수위를 높인 것이다.

국내 1위 MRO(기업운영자재) 전문기업 서브원은 원래 LG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였는데 2019년 지분매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최대 주주가 됐다. 이후 도입된 성과급 체계에 반발해 지난해 4월 지회가 설립됐다. 노조와 지회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임금협상이 마무리되기 전 일방적으로 임금인상률을 공지했고, 비조합원에게만 인상률을 적용해 지급했다. 조합원의 경우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인상률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교섭 결렬 이후 예 지회장은 지난 8월16일 본사 앞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이날로 농성 50일째이지만 사측과 협상은 진전이 없다. 그는 “사측은 여전히 교섭할 생각도 없고 지회 수정 요구안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영섭 노조 대전충북지부장과 김장열 노조 태경BK지회장이 예 지회장과 함께 단식을 했다. 지부와 노조 소속 여러 지회들이 릴레이 동조 단식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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