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소희 기자

국제운수노련(ITF)이 전 세계 여성을 대상으로 운수산업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성들은 교통을 비롯한 운수산업이 공공서비스로서 중요성을 지닌다고 응답했고 운수노조의 활동을 지지했다. 또 운수산업 노동자를 위해 정부와 사용자가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답했다.

10명 중 8명 “운수기업, 환경·노동 책임 다하라”

국제운수노련은 26일 ‘여성이 운수산업에서 바라는 것(What women want from transport; ITF global poll)’ 여론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ITF는 설문조사와 보고서 발간의 의의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드러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운수산업 등 정책을 결정할 때 여성의 목소리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이 운수산업에서 원하고 지지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정부와 사용자에게 전달하겠다는 의미다. 이 보고서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세네갈의 살리에서 열리는 ITF 여성 운수노동자 회의에서 공개됐다. 전 세계 운수노조의 대표자 200여명은 여성 운수노동자에게 더 나은 노동조건을 만들기 위한 조치를 논의했다.

조사는 18세 이상 성인 여성 8천4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한국·터키·미국·호주·프랑스·영국 등 15개국의 응답자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여성들은 운수산업의 중요성과 공공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88%의 응답자가 “각국 경제에 운수산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답을 선택했고, “교통은 매우 중요한 공공서비스”라고 답했다.

운송수단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정시성과 접근성에 대한 우려는 높았다. 전 세계 여성의 61%는 공공교통에 대한 접근성과 가격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절반이 넘는 53%의 응답자는 자율주행 자동차나 운전자가 없는 공공교통에 대해 걱정된다고 답했다. 57%의 여성은 도로·항공·철도 등의 교통을 이용할 때 교통수단이 지연되는 일을 우려한다는 답을 골랐다. 공공교통의 중요성 대비 정부 정책의 신뢰도는 높지 않다고 해석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응답자의 88%는 운수산업 노동자가 일터에서 겪는 폭력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81%의 여성은 운수산업 공급망에 있는 기업들에게 환경과 노동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위해 제정되는 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70%의 여성은 운수 노조가 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성평등 강화해야 지속가능

ITF 관계자들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여성의 의견이 운수산업에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 산업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스티븐 코튼 ITF 사무총장은 “교통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우리는 여성들이 교통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을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기업, 투자자가 여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이애나 홀랜드 ITF 여성운송노동자위원회 의장은 “성평등을 강화하는 것은 해당 부문의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에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모두는 안전하고 저렴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여성과 교통수단에서 일하는 여성, 우리 모두는 폭력과 괴롭힘이 없고 평등한 기회와 존엄성을 지닌 일의 세계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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