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단식 중 입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이 대표는 이날로 단식 20일째를 맞았다.

문 전 대통령은 병상에 누운 이 대표의 손을 잡고 머리를 쓸어 넘기며 건강 상태를 먼저 체크했다. 그는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며) 내가 열흘 단식을 했었는데 그때도 힘들었다”며 “지금 20일이니까 얼마나 힘들까 싶다”고 위로했다. 이어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며 “이제는 빨리 기운 차려서 다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이 대표는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단식하는 거 와서 위로도 하고, 만류도 하고 싶다”며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잖느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을 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답하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를 방문한 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문 전 대통령의 서울 방문은 지난해 5월 퇴임 이후 처음이다.

이 대표의 단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8일부터 해외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했다. 민주당은 “정적 죽이기”라고 반발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체포동의안 재가는 야당 대표에게 ‘제발 죽어라’는 일종의 선언이나 다름없다”며 “윤 대통령 지난 임기 1년4개월은 ‘민생 살리기’가 아니라 오직 ‘정적 죽이기’로 점철된 시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을 불과 8개월여 앞두고 정권 차원의 ‘정적 죽이기’가 더욱 극단을 향해 치닫고 있다”며 “그런다고 해서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감출 수 있을 것 같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을 탄압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국민의 분노와 인내도 그 끝에 다다랐다”며 “국민과 싸우려고 했던 정권의 끝이 어땠는지 우리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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