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위법한 방법으로 수사 방해·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을 추진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1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은 장관을 해임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했다. 진실을 밝히려 한 해병대 수사단장을 탄압한 것도 모자라 국민의 명령에 항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병대 수사단은 임성근 1사단장, 박상현 7여단장을 포함한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판단해 경북경찰서에 지난 7월29일 사건을 이첩했다. 각각 지휘관의 주의의무 소홀로 채 상병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본 것이다. 이종섭 장관은 본인이 결재를 했으나 이를 번복한 뒤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으나 수사를 지휘한 박정훈 대령이 이를 듣지 않았다”며 집단항명 수괴 등 혐의(이후 항명으로 혐의변경)로 입건했다.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는 사건을 재검토했고, 혐의 대상자는 8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지난 7월19일 경북 예천군 폭우 실종사 수색 작전 당시 채 상병의 입수를 직접 지시한 포11대대장과 포7대대장만 혐의 대상자가 됐다.

이종섭 장관이 수사를 방해한 이유는 대통령실의 지시 때문이라는 게 민주당 시각이다. 이 장관이 결재까지 한 수사 결과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한 데는 윗선의 외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이다. 임성근 사단장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 장관과 함께 이명박 정권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임 사단장을 보호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입장문에서 “대통령이 이종섭 장관을 해임하지 않은 것은 수사 외압이 대통령 지시였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며 “탄핵은 진상규명의 끝이 아닌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12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모아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습관적 탄핵’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이 습관적으로 나온다. 이상민 장관 탄핵 추진으로 6개월간 행정안전에 공백을 초래했는데, 전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인들이 거대 야당으로서 정부를 견제한다지만 객관적이고 합리적 근거를 갖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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