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갈무리>

정부가 내년도 연구개발 예산을 삭감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일어난, 근거가 부족한 삭감안이라는 지적이 야당에서 나왔다. 여당은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그동안 연구개발 예산이 급격하게 늘어난 게 비효율적이라고 보고했는데, 올해 결산에는 구체적 내용이 없고 잘했다고만 한다”며 “내년 예산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 예산을 각각 6.9%와 16.6%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변 의원은 “윤 대통령은 국정과제로 전체 예산 대비 연구개발 비중을 5%로 유지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4%, 내년에는 3%대다”고 말했다.

같은당 민형배 의원은 예산이 줄어든 이유가 윤석열 대통령의 말 한마디 때문이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6월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연구개발 예산은 제로베이스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뒤 예산이 바뀐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민 의원에 따르면 발언이 있기 전인 6월22일 기준 내년도 연구개발 예산 원안은 올해보다 2% 증가한 25조4천억원이었고, 8월22일 발표한 최종안은 올해보다 16.7% 감소한 21조5천억원이었다. 민 의원은 “어떤 부분이 이권 카르텔에 해당하는지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통령에게 이전대로 돌릴 것을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낭비가 있어 예산안이 삭감된 것이라며 정부 예산안에 동의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2008년에서 2019년도까지 연구개발 예산이 10조원대 규모에서 20조원대 규모로 늘었고, 2019년~2023년 30조로 더 늘었다”며 “이 과정에서 비효율과 낭비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부에선 선택과 집중으로 예산을 배분하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제안설명을 마칠 때까지 회의장을 비웠다. 이 위원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이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보도에 개입하고, 언론사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언론장악’ 논란이 있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동관 위원장 인사를 강행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