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 TK케미칼노조(위원장 모명종)는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섬유유통노련>

SM그룹의 TK케미칼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노동자들은 인력 감축시 노조와 협의한다는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했다며 반발했다.

SM TK케미칼노조(위원장 모명종)는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TK케미칼은 SM그룹 계열사로 폴리, 스판, 수지 원사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구미·칠곡 등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25일 구미국가산단 3단지 공장 노동자 210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 중 폴리공장 노동자가 158명이다.

사측은 지난 2월 300여명이 일하는 폴리사업부 폐지를 공식화했다. 노사는 지난달 초까지 18차례 노사협의를 통해 인력감축 규모 및 희망퇴직 위로금 등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3월16일자로 188명에 대해 휴직을 통보했다. 노조 관계자는 “당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됐지만 사측은 향후 인력감축에 제약을 받는다고 거절한 탓에 노사협의가 틀어졌다”고 설명했다.

노사협의는 단체교섭으로 전환됐다. 단체협약상 인력감축시 노조와 합의한다는 문구가 있기 때문이다. 노사는 7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사는 7월26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성실한 교섭을 통해 결론을 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사측은 다음날인 27일 1차 희망퇴직 공고를 냈다. 아울러 조정에서 제시했던 위로금(통상임금 최대 35개월)보다 축소된 통상임금 최대 28개월을 제시했다. 노조는 이달 4일 기존 사측 제시안인 통상임금 최대 35개월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사측은 사흘 뒤인 7일 2차 희망퇴직 공고를 냈다. 이후 해고 예고 기간도 없이 이달 25일 오전 당일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해고예고수당만 지급됐다.

폴리산업은 침체기다. 회사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조건이 될 정도로 매출이 급락했다. 노조 관계자는 “중국 시장 때문에 폴리업계가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사측은 2017년 구조조정을 할 때부터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면 특수섬유에 투자하는 등 노력을 해야 했는데 일반섬유만 유지하다가 경쟁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모명종 위원장은 “사측은 올 상반기 1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도 지금의 사태가 올 때까지 주식이나 지분 처분으로 재원 확보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또 3만평 이상의 1공장 부지를 8년 동안 묵혀만 두고 매각을 통한 희망퇴직금 마련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단체협약 위반 등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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