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

건국대 충주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간호사들을 상대로 수차례 폭언을 하고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건의료노조 건국대충주병원지부는 23일 오전 충북 충주시 건국대 충주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및 직장내 괴롭힘 문제가 제기됐지만 병원측은 가해자를 감싸면서 사건을 종결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부 설명을 종합하면 간호사들은 지난해 5월 해당 교수에게서 성추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병원측에 피해를 호소했다. 이들은 해당 교수가 “총으로 쏴 죽여야 되나” “총 맞기 싫으면 방탄복 입고 오라 그래” “사지를 찢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하고, 개인 연구실로 간호사들을 불러 신체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팔·어깨 등을 잡거나,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4·5번 척추가 어디인지 아냐’고 물어보며 해당 부위를 만지는 식이었다고 한다.

병원측은 고충처리위원회를 두 차례 열고 사건을 조사했지만 폭언만 인정했다. 성추행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데다 실제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해도 교육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보고 인정하지 않았다. 지부는 “병원측은 피해자들의 자료를 동의 없이 가해자에게 전달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며 “병원측이 성추행 문제를 자체 판단하기 어렵다고 해서 노조가 외부 전문가 참여를 보장해 사건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고충처리위원회를 다시 열어 사건을 재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가해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피해자들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등 보호조치를 취할 것도 요구했다.

건국대 충주병원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6~7월 고충처리위원회를 열어 해당 교수 폭언에 관한 부분은 인정했고, 해당 의사가 간호사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결론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성추행과 관련해서는 “해당 의사는 신체 접촉한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접촉을 했더라도 환자 진료를 위한 교육 목적으로 한 것 같다고 위원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병원 차원에서 노력을 했지만 이러한 노력들의 폄훼된 것 같아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피해 간호사 A씨는 <매일노동뉴스>에 “지금까지 가해자는 사과를 하지 않았고 병원측은 일주일간 유급휴가만 부여한 상태”라며 “병원측은 부서 이동을 권유했지만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왜 부서 이동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어 수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