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세계사회포럼(WSF)이 개막된 31일, 브라질 남부 도시 포르투 알레그레는 부자와 선진국의 권위와 독단, 약육강식의 세계화 논리에 반대하는 깃발과 구호, 시위대로 넘쳤다. 포럼 참석자 5만여명은 폭우 속에서도 ‘세계화 반대’ 를 외치면서 시위를 벌였다.

행사장 주변에는 브라질 경찰 1700여명이 배치됐고 우려했던 폭력과 충돌은 없었다. 무정부주의자와 급진주의자들의 방해와 소동도 없었다. 외신은 살벌한 분위기가 아니라 축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번 포럼에는 세계 150여개국의 민간기구(NGO)와 시민단체 대표, 좌파운동가 등 1만3000여명과 일반 참가자들이 참가했다. 엿새간 계속될 포럼에선 세미나와 강연 100여회, 워크숍 700여 차례가 동시다발로 열린다. 참석자들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가능하다”는 슬로건을 걸고, 선진국과 대기업 주도의 무역·자본시장 자유화와 자본주의의 병폐를 고발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미국이 2005년 발족을 목표로 추진하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브라질 노동당 당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Silva)는 “FTAA는 미국의 라틴 아메리카 합병 정책”이라며 “모든 참석국의 이익이 존중되지 않으면 브라질 국민으로서 자유무역지대에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에서 온 노동운동가 마리오 코스타 실바는 “FTAA는 라틴아메리카의 천연자원을 부당하게 착취할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노엄 촘스키(Chomsky)도 “FTAA가 권력을 한 쪽으로 집중시키고 일반인들은 소외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촘스키는 또 세계경제포럼(WEF)이 기업의 이익을 위한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세계사회포럼은 일반 시민의 이익을 위한 세계화를 주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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