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당시 부회장이 2016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농단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앞으로 전경련 활동 안 하겠다”고 발언했다. <자료사진 국회제공사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자금을 기업에 요청한 사실 등 정경유착 실상이 드러나 전국경제인연합에서 탈퇴했던 삼성이 전경련에 복귀할 전망이다. 함께 전경련을 탈퇴했던 SK, 현대차, LG 4대 그룹도 전경련 재가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정경유착 시대로 돌아간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이달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기관 명칭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한경협으로 흡수 통합하는 안건도 처리한다. 한경연에 4대 그룹이 회원사로 있기 때문에 통합 안건이 처리되면 4대 그룹은 한경협에 자연스럽게 합류한다. 한경협 회장으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도 진행된다.

주목받는 지점은 삼성의 복귀다. 전경련은 한경협으로 새 출발한다는 혁신안을 발표한 뒤 삼성, SK, 현대차, LG 4대 그룹에 동참을 요청했다. 지난 18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임시회의를 열고 전경련 재가입에 “가입을 결정하더라도 정경유착 행위가 있는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 필요한 권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전경련 임시총회 전날인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한경협 복귀를 논의한다. 4대 그룹도 복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는 곧 정경유착 시대로의 회귀라는 비판이 높다. 정경유착을 끊겠다며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들이 명분 없이 복귀한다는 비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전경련은 제대로 된 혁신도 없이 간판만 바꿔 달고 신정경유착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본질은 정경유착인데 면세점 특허를 취소당한 롯데, 총수의 사면을 바라는 SK, 경영권 승계가 급했던 삼성에게 정권이 거액의 출연을 요구하고 그 통로가 된 곳이 바로 전경련”이라며 “삼성의 전경련 복귀 검토는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을 탄핵한 국민들을 대놓고 비웃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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