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

18일 한미일 정상회의에 나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제 식민지배와 과거사 반성에 대한 언급 없이 한미일 협력만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올해가 정전협정과 한미동맹 체결 70주년임을 언급하며 “‘공산전체주의’에 맞선 ‘자유민주주의’가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일 정상회의가 광복절 경축사에 왜?

그는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며 “결코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세력, 추종세력들에게 속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에 대해서는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며 “한일 양국은 안보와 경제의 협력 파트너로서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해 나가면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와 역내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한미일 3국 간에 긴밀한 정찰자산 협력과 북한 핵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하는 한미일 정상회의도 언급했다. 그는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반도와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3국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한미동맹, 나아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와 협력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번영하고 발전하는 토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화 헌신한 사람 반국가세력으로 치부”

야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극우 유튜버의 독백이나 다름없다”며 “과거사에 진정 어린 사과와 반성이 없는 일본에는 묻지 마 협력을,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대화 상대인 북한에는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를 역설했다”고 혹평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경축사는 야권, 시민사회, 노동계를 향한 선전포고”라고 규정하면서 “우리나라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고, 이 사회의 민주화에 헌신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용공세력으로 몰고 ‘반국가세력’이라고 치부했다”고 지적했다.

손솔 진보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행사장에 항일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방송을 통해 우리 국민이 모두 지켜보고 있는데 부끄럽지도 않느냐”며 “여전히 침략범죄를 부정하고 있는 일본을 두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운운함은 우리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파트너”라고 했던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각료, 국회의원들은 이날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내거나 참배했다.

앞서 정부는 전날 경제인과 정치인 등 2천176명에 대해 15일자로 특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특사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이중근 전 부영그룹 회장·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 경제인 12명,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치인 7명이 포함됐다. 업무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 사건의 주요 기업 임직원 19명도 대상이 됐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 부친 윤기중 교수가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국정공백이 없도록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른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