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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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이 보장한 노동기본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게 현실이다. 정당한 노조활동을 한 동생을 불법 폭력 공갈범으로 몰아 ‘건폭’ ‘조폭’ 운운하며 가난하고 힘없는 건설노동자를 탄압했다. 다시 70~80년대로 회귀하는 것 같다. 무고한 국민의 희생을 막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 달라던 그의 뜻을 기억해 달라. 동생은 비록 육신은 땅에 묻혔지만 정신은 살아 우리와 함꼐 곁에서 힘찬 팔뚝질을 하고 있을 것이다. 노동탄압 중단과 정당한 노조활동 보장을 위해 끈질기게 투쟁하자.”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분신 100일을 맞아 열린 추모문화제에서 양 3지대장의 형인 양회선씨가 강조한 말이다.

“국가 폭력에 온몸으로 저항하다 산화”

건설노조(위원장 장옥기) 9일 저녁 서울 종로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고 “양회동 열사의 유지를 이어 실천하는 투쟁을 하자”고 강조했다. 추모문화제는 양 3지대장 시민분향소를 차리려다 경찰 침탈로 분쇄된 뒤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지속하고 있다.

장옥기 위원장은 “양회동 열사는 윤석열 정권의 국가폭력에 온몸으로 저항해 산화했다”며 “열사가 산화하며 남긴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고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켜 달라는 유지를 이어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잘 받들어 하반기 투쟁을 함께 하자”고 강조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은 “노동자에게 노조는 내가 존중받기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으는 집단적 힘이다”며 “건설노조 덕분에 중간착취를 없애고 임금체불을 사라지게 하고, 안전장비를 지급해 중대재해를 조금이라도 줄였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건설노조는 희망이고 자랑”이라며 “민주노총 주요 대오인 건설노조와 함께 노동탄압을 분쇄하고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대학생 “왜 노동자만 뺏기고 억눌려야 하나”

▲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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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문화제에는 대학생단체도 참여했다. 민주주의 자주통일 대학생협의회 통일선봉대 회원들이 동참했다. 한우리 통일선봉대장은 “노동절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했다가 양회동 열사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프고 분노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옳은 목소리를 내는 노동자를 걸림돌 취급하며 탄압하지만 청년학생이 본 노동자는 함께 잘 사는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투쟁하는 이들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땅에 두 발 붙이고 사는 건 같은데 왜 노동자만 다 뺏기고 억눌리며 살아야 하느냐”며 “인간은 누구나 노동을 하고, 청년학생도 노동자가 된다. 그래서 우리 청년학생도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양 3지대장은 노동절 아침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분신해 이튿날 사망했다. 양 3지대장은 공동공갈·갈취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그는 유서에 “정당하게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도 아니고 공갈범이라고 하니 자존심이 견디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권을 꼭 퇴진시켜 달라”고 썼다. 지난 6월21일 사망한지 50일 만에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했다.

양 3지대장 사망 이후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권 심판에서 퇴진으로 기조를 바꾸고 7월 총파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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