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예슬 기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3일 열린 포스코 하청업체 포운(옛 성암산업) 노사의 임단협 체결식에 참석하려다 금속노련이 거부해 무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포운 노사갈등은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 유혈진압 사태의 발단이 됐다.

김문수 위원장은 지난 2일 <매일노동뉴스>와 통화에서 “박옥경 광양지역기계금속운수산업노조 위원장과 여러 사람들이 사무실을 찾아 와 중재를 요청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광양 유혈진압 사태)가 터졌다”며 “이번에 타결이 돼 기쁘다. 앞으로 잘할 수 있도록 (체결식에) 가려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속노련이 포운 노사 교섭 합의 과정에서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김 위원장의 방문을 거부했고 김 위원장과 노동계와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 선언으로 코너에 몰린 경사노위가 노동계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박옥경 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관계자들이 김문수 위원장을 찾아 사측과의 중재를 요청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후 경사노위는 조정 등의 노력을 하지 않았고 포운 노동자 투쟁은 400일 넘는 천막농성으로 이어졌다. 결국 경찰이 김준영 사무처장의 고공농성을 무력진압하는 일로 이어졌고, 한국노총이 사회적대화 전면 중단을 선언하기 이르렀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경사노위는 노동계와의 대화재개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노총의 불참으로 사회적 대화 기구로서의 기능은 상실했고, 전문가들이 모인 연구회·자문단만 운영하고 있다. 연구회·자문단에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 등 주요 주제를 논의하는데, 활동 종료 후 보고서나 권고안을 내더라도 노동계 참여 없이 정부가 정책 추진 동력을 갖기 힘들다. 경사노위쪽이 한국노총에 계속해서 러브콜을 보내는 배경이다.

김문수 위원장의 이번 광양 방문 계획도 한국노총을 사회적대화 자리에 앉히기 위한 불쏘시개로 활용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방문 계획이 취소되기 전 “(포운 건의 경우) 사회적 대화라기보다는 노사 당사자 간 대화다. 사회적 대화에 긍정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얼마나 있을지는 한국노총이 판단할 문제”라고 전했다.

김문수 위원장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3일과 24일 만났지만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복귀는 요원하다. 경사노위는 지난달 27일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를 발족하면서 “언제든 노사 당사자가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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