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면세점이 단체교섭 사항인 ‘영업시간’을 일방적으로 연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위원장 김소연)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시간 연장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는 “대부분 면세점이 영업시간을 오후 8시로 늘렸고, 게다가 신세계면세점은 금요일과 주말에 오후 8시30분까지 영업시간을 늘렸다”며 “면세점은 일방적인 영업시간 연장을 철회하고 노조와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동안 한국백화점협회·한국면세점협회 등에 교섭을 요구해 왔지만 답변받지 못한 상태다. 지난 28일 신세계면세점 등 12개 백화점과 면세점에 다시 교섭을 요구했다. 김소연 노조 위원장은 “영업시간·휴일·휴게시간 같은 문제는 원청인 면세점이 변경 권한을 쥐고 있다”며 “수많은 입점 업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영향을 준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세점 노동자들도 영업시간 연장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양정현 하이코스지부 사무국장은 “영업시간이 연장되면서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10년 넘게 근무한 동료가 그만뒀다”며 “최소한 저녁 시간만이라도 아이를 직접 돌보고 같이 저녁을 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존 폐점시간인 오후 7시30분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엄현경 부루벨코리아지부 교육선전부장은 “면세점이 영업시간을 8시나 8시30분으로 늘리면서 다시 저녁 없는 삶이 시작됐다”며 “오후 7시30분의 폐점시간으로 돌리는 것이 면세점의 진짜 정상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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