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27일로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꼭 70년을 맞았다. 이날 시민사회, 정치권, 종교계는 이제는 남북미 간 다시 대화에 나서 종전선언을 통해 평화협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달라이 라마 ‘평화 메시지’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은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통일대교 바리케이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70년이면 충분하다”며 “불안정한 휴전상태로 지속돼 온 전쟁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평화행동은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한국전쟁 종식을 통해서만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며 “한국전쟁 당사국들은 하루속히 전쟁의 종식을 선포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종교계도 정전 70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전협정 기념이 적대행위의 중단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화해, 형제애, 항구한 화합의 밝은 미래까지도 제시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복 메시지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가 이날 오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연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대독했다.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요청에 응답해 티베트 불교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세계교회협의회 제리 필레이 총무도 한국전쟁의 종식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문제 해결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후 임진각 망배단에서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열린 ‘2023 세계예술인 평화선언’ 행사에 참석해 “더 큰 평화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세계예술인들은 평화선언문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어떠한 전쟁 준비에도 반대한다”며 “2023년은 잠시 멈춘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안정적인 평화가 시작하는 원년이 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평화 불씨 살려야” vs 여당 “억지력 강화”

정전 70년을 바라보는 정치권 시선은 엇갈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7·27 정전협정 70주년 학술회의에 참석해 “전쟁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잠시 중단, 중지한다는 전제의 정전은 최대한 신속하게 종전 상태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며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가는 것이 우리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분단의 시간은 70년이나 흘렀는데, 지금의 한반도는 평화를 위한 대화의 다리마저 끊어져 버렸다”며 “이제 꺼져 가는 평화의 불씨를 살리고 더 큰 목소리로 평화의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특히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정부·여당은 유엔군 참전, 억지력 강화에 더 방점을 찍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유엔군 위령탑에 참배한 뒤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군 참전용사들을 무대에서 영접하는 한편 유엔군 참전용사와 유족 2명에 대한 정부포상도 진행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발과 위협을 계속 이어 간다면 강력한 억지력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도발 그 이상의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음을 북한 정권이 확실하게 인식하도록 할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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