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경주지부
금속노조 경주지부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옛 발레오만도) 기업노조가 산별노조 조직형태변경 투표를 가결하면서 금속노조로 전환한다. 사측이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자문을 받아 노조를 와해한 지 13년 만에 하나의 노조로 다시 합쳐지게 된 것이다.

금속노조는 25일 발레오경주노조가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조합원총회를 열고 금속노조로 조직형태변경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인원 132명 중 115명(87.1%)이 찬성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집행부 임기를 비롯한 내부 편제와 관련해서는 두 노조가 협의를 거쳐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노조와 발레오만도지회(지회장 신시연) 설명을 종합하면 노동강도에 대한 누적된 불만과 산업구조 전환에 따른 위기감이 복합적으로 조직형태변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시연 지회장은 “올해 30여명을 포함해 3년간 100명 넘게 정년퇴직으로 인원이 줄어드는데도 사측은 2년간 신규채용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며 “2010년 165~180UPH(시간당 생산대수)에서 현재 280~300UPH로 노동강도는 현격히 강화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경주공장에 대한 투자는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서 불안감이 상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 지회장은 “상용차 부품을 생산하는 경주2공장 장비와 물량을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레오만도지회와 발레오경주노조는 2019년 7월 강기봉 대표이사가 부당노동행위로 구속된 이후 공동대응을 해 왔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상과 올해 임금교섭도 공동교섭 형태로 진행했다. 내년부터 금속노조 중앙교섭·지부교섭에 참여할 계획이다.

발레오만도 사측은 2010년 2월 식당·경비 등 업무 외주화에 반대해 발레오만도지회가 쟁의행위를 하자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어 창조컨설팅과 계약을 맺고 발레오만도지회를 기업별노조로 전환하는 등 대응 전략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 사측은 쟁의행위 중인 조합원들이 업무에 복귀하도록 접촉했고, 복귀자들이 만든 모임을 지원해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노조로 전환하도록 유도했다. 대법원은 2019년 7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기봉 대표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