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임세웅 기자>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포트엘이 노동자들의 파업 이틀 만에 직장폐쇄 조치한 지 16일로 한 달이 넘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4일 국회의 요청을 받고서야 사태를 들여다보겠다고 약속했다. 풀리지 않는 노사 갈등이 노동부 중재로 해결될지 주목된다.

파업 돌입 이틀 만에 직장폐쇄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포트엘분회는 올해 1월부터 시작한 임금협약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달 10일 파업에 돌입했다. 포트엘은 이틀 뒤인 12일 직장폐쇄로 맞섰다. 분회는 광양제철소 앞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교섭 핵심 쟁점은 임금인상률이다. 분회는 5% 인상률을 제시했다. 사측은 지난해 분회가 요구한 임금인상으로 경영적자가 났다며 동결을 주장했다. 갈등은 보직자들이 만 56세 이상이 되면 보직을 내려놓는 용퇴하는 관행을 놓고 사측이 비조합원에게는 적용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더 커졌다. 보직자 관행은 회사 인사규정 19조와 단체협약 22조에도 명시된 내용인데 사측은 일방적으로 결정해 논란이 일었다.

사내하청업체인 포트엘 직장폐쇄는 원청인 포스코의 허락이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회는 포스코의 의도가 있다고 본다. 제철소에 필요한 철광석 원료 공급 업무를 하는 포트엘의 직장폐쇄는 제철소 가동률에도 차질을 빚는다. 분회에 따르면 현재 원료 공급 작업은 다른 하청업체의 대체인력 투입으로 진행 중이다. 권오산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노동안전보건국장은 “포항에 있는 하청업체가 투입됐는데 숙련도가 떨어지는 노동자들이 작업을 해 생산량이 기존의 70%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며 “손실이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용 손실을 감수하면서 노사 갈등을 장기화하는 이유는 포스코의 사내하청노조 옥죄기 의도가 있다는 게 분회 주장이다. 분회는 사실상 광양제철소 하청 노동자의 중심 역할을 한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장도 구자겸 포트엘분회장이 겸임하고 있다. 권오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마지막 교섭에서 임금동결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확대되는 포스코 사내하청 노사 갈등

포트엘의 직장폐쇄가 장기화하며 광양제철소 사내하청 노사 갈등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제철소에서 크레인 작업 등을 담당하는 대진·전남기업·포스플레이트·포에이스, 자제 배송업무를 담당하는 창영산업에서도 1월부터 시작한 임금·단체협상이 갈등을 빚으며 노사 분규가 확대하고 있다. 노조 광주전남지부는 17일 노동부 여수지청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포스플레이트분회는 17일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는 26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사태가 지난 14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소환되자 노동부는 그때서야 현안으로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노조는 임금동결까지 수용하면서 해결을 원하는데 회사는 이를 무시하며 직장페쇄를 한 달 넘게 하고 있다. 노동부는 한 번도 이 사업장 방문을 않았는데, 다른 사업장 쟁의행위도 확대되는 만큼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 구속사태의 발단인) 포스코 하청업체 포운에 집중하다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며 “지금부터 각별히 챙겨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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