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중공업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현장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조가 출범했다.

삼성중공업노조(위원장 최길연)는 13일 오전 경남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74년 삼성중공업이 설립된 지 50년 만에 마침내 삼성중공업에도 민주노조의 깃발을 세웠다”며 “이제 ‘근로자’가 아닌 당당한 ‘노동자’임을 선포하며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꽃피우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일하는 현장직 노동자들은 지난달 27일 노조설립 총회를 열고 이달 4일 노조설립신고증을 거제시청에서 발부받았다. 2021년 6월 사무직군이 주측을 이룬 삼성중공업사무직노조가 설립됐지만 현장직으로 구성된 노조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현장직은 노조가 아닌 노동자협의회 형태를 유지해 왔다.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사측과 임금협상을 했지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노조가 아니어서 파업 등 노동 3권 행사에 제약이 있었다.

삼성중공업노조는 “삼성중공업 노동자들의 삶은 1980~90년대에 머물러 있다”며 “원하청 노동자들은 장마철이 되면 작업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로 무급휴직과 공장폐쇄를 남발해 월급이 반토막 난다”고 지적했다. 또한 “2017년 크레인 참사가 발생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삼성중공업에서는 다치면 치료받을 기본적인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며 “무급휴직과 산재은폐, 공상처리 등 노조로 단결하지 못한 결과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노예와 다름없는 삶의 연속이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규직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와 하청노동자에게도 문을 열기로 했다. 기업노조로 출발했지만 조만간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해 산별노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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