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금융노조 NH투자증권지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여의도 본사 건물 앞에서 '일방적 점포폐쇄 저지를 위한 천막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NH투자증권 노사가 점포 통폐합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28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NH투자증권은 전국 66개 점포 가운데 일부를 통폐합하고 있다. 통폐합 규모부터 노사가 엇갈린다. 이창욱 사무금융노조 NH투자증권지부 지부장은 “사측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공공연히 26개 점포를 없애겠다고 했다”며 “센터장들을 불러서 브리핑했고, 해당 점포 직원들에게 공표가 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반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26개보다 적다”고 말했다.

노조는 고용안정협약을 위반한 일방적 점포 통폐합이라고 반발한다. 노사는 2020년 점포전략 추진 관련 고용안정협의서를 체결했다.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종업원 해고·휴직·전직·배치전환·직무조정’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영업점 폐쇄 및 조직축소’ 등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창욱 지부장은 “당장의 인력 감축은 없지만 신입사원을 뽑지 않고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명예퇴직을 강요하는 등 사실상 구조조정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측은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43개였던 지점을 29개로 줄였다”며 “고용은 모두 승계하기 때문에 노조 주장처럼 협의 사안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증권업계 점포 통폐합 바람은 금융시장 불안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김기원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면서 증권업계에서 점포 통폐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최근 (SG증권발) CFD(차액결제거래) 주가 조작 사건에서 피해액이 커진 이유는 비대면 거래 때문”이라며 “피해자들은 CFD가 뭔지도 몰랐다고 한다. 점포를 없애 고객 접근성을 낮추는 게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갈등의 불씨는 또 있다. NH투자증권 노사는 7개 증권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했다. 이 지부장은 “사측이 고용안정협의 위반은 물론 지난 1분기 노사협의회 미개최, 단체협약상 계약직 비율 위반 등 기본적인 단협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교섭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 관계자는 “노조는 일시금·복지혜택 등 추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황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라며 “모두 임단협의 연장선상”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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