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9일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바라보며 연설하고 있다. <임세웅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이재명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체포동의안으로 민주당의 갈등과 균열을 노리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 빌미를 주지 않겠다.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환한다면 10번이 아니라 100번이라도 응하겠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며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만 일삼는 무도한 압구정 정권의 실상을 국민들께 드러내겠다”고 밝혔다. 압구정은 압수수색과 구속기소, 정쟁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이는 언론에 배포한 원고에는 없던 발언이다. 그는 “국민께서 민주당이 달라졌다고 느낄 때까지 변화와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며 민주당의 혁신 의지를 강조한 뒤 원고에 없는 발언들을 이어 갔다. “억압적 통치는 순식간에 사회를 망가뜨린다”며 “자신들의 무능과 비리는 숨기고 오직 상대에게만 사정 칼날을 휘두르면서 방탄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바로 집권여당의 유일한 전략”이라고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단 시점을 묻는 질의에 “당이나 정치 집단들의 이익이 아니라 민생과 나라 살림을 챙겨야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런 문제로 논란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무도한 정권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하면 고맙겠다”며 “구체적 방식은 앞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 외 다른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까지 해당하느냐는 물음에 “대표 개인의 불체포 특권 내려놓는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향후 케이스마다 판단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불법 자금을 전달받았다는, 이른바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20여명의 의원을 특정한 상태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당내 숱한 비리 사건에 대한 진솔한 사과는 없었다”며 “이미 겹겹이 방탄조끼를 입어 놓고서 사과 한마디 없이 큰 결단이라도 하는 것처럼 ‘구속영장이 오면 응하겠다’는 모습은 몰염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