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 행사장에서 끌려나오는 송경동 시인. 문화연대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시행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이었던 오정희 소설가가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로 위촉되자 문화예술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블랙리스트이후(준)·한국작가회의·문화연대·한국민예총 등 문화예술단체는 14일 오전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정희 소설가는 박근혜 정부 시절 자행된 ‘문화예술계 국가범죄’ 실행자였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을 위한 위원회’ 조사결과 오 소설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이자 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아르코문학창작기금사업 등 명백히 진상규명된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 소설가는 지금까지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사과는 고사하고 어떠한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이런 사실을 잘 아는 문체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도서출판을 대표하는 국제행사 홍보대사로 선택했다는 데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체부와 협회는 오정희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 직후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하려는 송경동 시인 등 예술인들이 강제로 퇴거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김건희 여사가 개막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경찰과 대통령실 경호원들이 이들의 입장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마찰도 발생했다.

이들은 “관람객이 자유롭게 구성하는 출판사 부스가 차려진 경호구역이 아닌 공간에서부터 대통령실 경호원들이 예술인들을 과잉 진압했다”며 “VIP가 참석했다는 이유로 행사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시민의 문화권리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연대
▲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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