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소희 기자

음식 배달을 대행하는 쿠팡이츠가 성수기 배달료 인상을 홍보하더니 하루 전날 돌연 행사를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배달노동자들은 “쿠팡이츠가 사기를 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위원장 구교현)는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쿠팡이츠는 6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쿠팡이츠플러스 성수기 배달료 인상 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쿠팡이츠플러스는 쿠팡이츠와 계약을 맺은 지사장이 배달노동자를 모집하고, 배달료를 산정해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말부터 쿠팡이츠가 시작한 이 서비스는 택배처럼 인력 관리를 쿠팡이츠가 아닌 지사장이 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교현 위원장은 “쿠팡이츠가 단가 인상을 홍보하며 쿠팡이츠플러스 라이더와 지사장을 모집했는데 하루 전날 행사 취소했다”며 “양해나 이해를 구하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부는 이로 인해 배달노동자와 지사장에게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쿠팡이츠에 사기죄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지부는 ‘위장 도급’의혹도 제기했다. 쿠팡이츠가 배달노동자의 단가, 업무량을 정해 놓고 있으면서도 지사장에게 인력에 대한 관리 책임을 전가한다는 것이다.

위대한 쿠팡이츠협의회장은 “쿠팡이츠는 하루를 5개 구간으로 나눠 구간별로 배달 목표량을 정해 놓고 이를 어길 경우 지사장에게 불이익을 줘 결과적으로 라이더들이 과속을 하게 만든다”며 “위장 도급”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쿠팡이츠 관계자는 “쿠팡이츠서비스는 전문 배달대행사와 협의를 통해 대행사 소속 라이더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류센터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부는 쿠팡물류센터와 다이소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을 모아 ‘온도 감시단’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열사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휴식시간을 제공하라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지켜지도록 물류센터 내 온도를 수시로 측정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