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5월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쿠팡의 클렌징 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택배노조.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국민의힘이 민생특별위원회인 ‘민생119’를 이용해 ‘택배노조 때리기’에 나선다. 특히 노조설립 뒤 노사관계가 경색된 노조 쿠팡지회를 노린다. 노조는 “일반 국민과 노조를 갈라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노총의 횡포에 고통받는 택배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14일 오전 ‘라이브 현장출동’에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라이브 현장출동은 매달 한 차례 정도 민생 현장을 방문해 민생 어려움을 직접 듣는 민생119의 프로그램이다. 김기현 당 대표와 관계부처 및 광역·기초단체가 함께한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 현장 청취 의견은 당 정책위로 이관해 정책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 목표다.

타깃은 택배노조 쿠팡지회다. 간담회에 쿠팡 택배 대리점주와 택배노동자가 참석한다.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아 시작된 노조의 파업을 “테러”라고 한 김슬기 CJ대한통운 비노조택배기사연합 대표도 참석해 발언한다. 국민의힘은 “택배노조 횡포는 ‘쿠팡 택배기사’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택배산업 종사자들의 권익을 노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현장간담회를 개최한다”고 설명했다. 김슬기 대표는 2021년 12월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산하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선대위 해산 직후 비노조택배기사연합을 만들었다.

노조는 민생이 아니라 사업자 입장을 살피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선범 노조 정책국장은 “사업자들의 이야기만 듣고, 노동자들이 왜 노조에 가입하는지를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의 반노조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쿠팡의 상시해고 제도인 ‘클렌징’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는지가 핵심인데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클렌징은 특정 구역에서 정해진 수행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위탁계약 관계인 영업점에 구역 회수를 통보하는 쿠팡로지스틱스(CLS) 본사 업무 지침이다. 배송 건당 수수료를 받는 배송기사에게 배송 구역과 물량이 없어지는 것은 해고와 같다. 지난 4월 기준 없는 클렌징을 막아 내기 위해 택배노조 쿠팡 분당지회·강남지회·일산지회가 설립됐다. 최근에는 대리점주를 통해 클렌징 조치가 들어가는 기준이 없고, 노조설립 이후 클렌징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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