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유지·보수하는 노동자 10명 중 9명은 직고용 뒤 업무가 크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노동강도 증가와 높은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LG유플러스의 성과비교 시스템을 지목했다.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는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LG유플러스 운영기술직군 노동자 직무스트레스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토론회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함께 주최했다.

본부는 지난달 LG유플러스한마음지부(지부장 황현철) 조합원 3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합원들은 LG유플러스의 유·무선 상품의 통신망을 설치하고 수리하는 일을 한다. 2018년 6월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 정황을 확인한 뒤 같은해 8월 LG유플러스는 수탁사 소속이던 이들을 직접고용했다.

직고용 뒤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직무스트레스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93.3%는 업무량이 증가했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82.9%의 응답자는 ‘동료가 경쟁자로 보이는 상황이 많아졌다’고 답했다.

지부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운영기술직군 노동자는 TASK 평가와 리드타임 평가를 받는다. TASK 평가는 총 업무량에 대한 평가다. 휴대전화에 설치된 프로그램에 출동시간, 도착시간, 업무시간 등을 기록해 순 업무시간 7시간을 채웠는지 평가받는다. 리드타임 평가는 다른 지역의 업무시간 평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평가다. 노동자들이 출동하는 작업환경은 주로 야외로 날씨, 지형, 환경 모든 것이 다른 지역의 업무환경과 다르지만 평균에 맞추도록 설계돼 있다.

황현철 지부장은 “해당 평가들은 끊임없이 지역·개인 단위로 비교하기 때문에 동료와도 끊임없이 경쟁하게 된다”며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매우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직무스트레스 실태조사를 맡은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는 “조사 결과 우리나라 노동자 평균값에 비해 업무 중 사고 발생률은 20배 가까이 높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 경험률도 6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프고 다치는 원인은 업무량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성과비교 시스템 개선과 2인1조 작업 원칙을 지키기 위한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황 지부장은 “최근 수 년간 심혈관계 이상으로 질병, 사망에 이르게 된 조합원들의 발병 원인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본다”며 “최소 300명 이상 충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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