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산별노조 존재 이유에 맞게 산별교섭도 하고 투쟁도 하겠다.”

김소연(47·사진)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위원장이 <매일노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노조가 산별교섭을 추진하는 이유는 노동환경 개선에 원청인 백화점과 면세점이 큰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임금구조 개편 △휴일과 휴식 △노동안전 △산업변화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인터뷰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 백화점과 면세점에 산별교섭을 요구했다.
“한국백화점협회와 한국면세점협회에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지만 묵묵부답이다. 계속 메일을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아무런 회신이 없다. 택배기사의 원청인 CJ대한통운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판결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고 있다.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 요구를 할 것이고, 안 되면 소송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 3월17일에 노사 공동 상견례가 있었다. 하청인 입점업체 9곳 중 8곳이 불참했다.
“여전히 기업별 노사관계에 갇혀 있다. 같은 백화점·면세점 안에서 업체들끼리 경쟁구도이기 때문에 협력적으로 뭔가를 해 본 경험이 없다. 의미 있는 교섭이 되려면 (노동조건 등의) 정보를 공유해야 하지만, 교섭장에 나가서 (경쟁사에) 영업비밀 같은 것들이 공개되는 것을 너무도 꺼린다. 그 다음에는 ‘2023 4대 공동요구안’에 담긴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 권한도 없는데 (원청인) 백화점과 면세점에 찍히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요구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 유일하게 부루벨코리아가 나왔다.
“굉장히 감동스러웠다. 면세점에서 일하는 입점업체 직원들은 주말이나 명절에 쉬지 못한다. 노동시간이나 노동환경은 원청인 면세점이 결정한다. 그래서 부르벨코리아는 자신들이 이와 관련해 결정 권한이 없어서 늘 불편하고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다른 업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참석한 건데, 다들 안 나와서 아쉬워했다. 물론 다른 업체들도 (부루벨코리아처럼) 말은 그렇게 한다. 하지만 상견례 때 대부분 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서 그게 진심이고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 산별교섭 요구안 판매수당 기본급화가 있다.
“판매수당에 따라 노동자들의 급여가 널뛰기를 한다. 판매수당 일부를 기본급으로 해야 한다. 지부별로 비율은 다를 수 있는데, 평균 절반 정도를 그렇게 해야 한다. 판매수당의 일부를 기본급화한 뒤 남아 있는 판매수당 지급 기준을 확보해야만 안정적 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판매수당에 오프라인 판매 실적과 온라인 판매 실적 모두가 반영돼야 한다. 온라인 판매에 대한 기여노동은 모두가 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매출 총액 상승분에 대해 N분의 1을 판매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회사는 실적 자료를 교섭 상대방인 노조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

- 온라인 기여 노동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회사는 영업전략으로 온라인 사업을 키우고 있다. 고객들이 매장에 와서 이것 저것 시연도 하고 샘플링도 해 본 후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일이 많다. 판매직원들이 한정된 인원으로 추가적인 노동을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회사는 온라인 실적을 노동자에게 배분하지 않는다. 추가 노동을 하느라 원래 해야 하는 일을 제대로 못하면 판매수당을 못 받는다. 이에 더해 오프라인 노동 강도가 증가하니까 노사가 합의해서 인원과 업무를 조절해서 노동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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