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맞아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어린이 2명 중 1명은 ‘보호자(부모)’를 가장 편한 사람으로 꼽았다. 정서적 발달을 위해 부모와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교조는 3일 코로나19 이후 어린이 생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조는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4·5·6학년 학생 1천71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로 등교가 어려웠던 시간 동안 학생의 생활과 정서에 어떠한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행됐다. 현재 병원 등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의무는 해제된 상태지만 어린이들의 70.2%는 여전히 마스크를 쓴다고 응답했다. 마스크를 계속 쓰는 이유로는 ‘어색해서’라는 응답이 53%를 차지했다. 코로나19를 우려한 어린이는 10.9% 밖에 되지 않았다. 노조는 “현장 교사들에 따르면 (비언어적 표현이 중요한)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의 경우 마스크 착용으로 서로의 표정을 읽지 못해 오해하고 싸우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마스크 뒤에 숨으려고 하는 경향성으로 아동의 사회성 발달이 더뎌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보호자(부모)”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 53.5%를 차지했다. 친구는 31.5%, 학교선생님은 2.2%, 학교 밖 선생님은 0.4%였고 “없다”는 대답도 12.4%였다.

노조는 “초등학생이 가장 의지하는 대상은 보호자로, 초등학생에게는 가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8시까지 학교에서 돌보는 늘봄정책은 학생을 가정과 분리시켜 문제가 된다” 고 설명했다. 노조는 “코로나19로 교사와의 관계가 약해지면서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며 “교사가 학급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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