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장. 사람 들지 않은 빈자리에 필기구와 명패, 그리고 흰 커피잔이 가지런했다. 주인 없는 의사봉과 명패 따위를 엮어 ‘파행’ 그림을 담으려는 사진기자의 뻗은 손이, 마실 사람 없는 빈 잔에 커피를 따르는 그곳 직원의 손이, 또 빨간 불 들어오지 않는 마이크가 사선 따라 가지런했다. 저마다의 할 일을 하느라 파행 속에도 질서는 있었다. 회의 진행이라는 위원장의 할 일을 하라며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촉구했다. 관계자 말고는 나가 달라는 최저임금위 실무진의 안내 말에 내가 바로 관계자라고 팻말 들고 시위하던 노동자가 답했다. 꿈쩍 않고 할 일을 했다. 공익위원이 그 이름에 걸맞게 할 일을 하라는 게 이들 요구다. 사람 몰려 회의장에 열기가 높았다. 끝내 사람 들지 않아 커피가 식었다.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사람 드나들기 어려운 정부세종청사로 장소를 바꿔 내달 열릴 예정이다. 내내 뜨거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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