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관련 기업결합 심사에서 공정경쟁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공정거래위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 특수선 분야 공정경쟁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체 기업결합을 심사하면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는 것”이라며 “방산사업 독점지위를 가진 한화그룹이 안전장치를 만들기 전까지 공정거래위는 기업결합을 불허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잠수함과 함정을 만들 수 있는 방산업체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HJ중공업, SK오션플랜트 4곳이다. 국가를 상대로 하는 잠수함·함정 사업에서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이 인수하면 한화그룹의 방산산업 지위는 더욱 공고해진다.

노동자들은 “첨단 기술과 이를 바탕으로 군사기밀에 속하는 소재·부품을 생산하고, 특수선 장착 장비를 40% 넘게 공급하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면 슈퍼 갑이 된다”며 “다른 방산기업은 한화를 상대로 한 잠수함·함정 경쟁입찰에서 매우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는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을 이달 안에 승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무조건 승인과 조건부 승인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당초 수직계열화 우려로 승인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으나 방위사업청이 최근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내면서 승인은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는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방산업체 매매 승인을 이미 완료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