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금융노조

구글의 대규모 정리해고가 현실화한 가운데 구글코리아 노동자들이 첫 노조를 설립하고 대응에 나섰다. 구글코리아도 지난달 일부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지하는 등 최근 글로벌 빅테크 업계 대량 해고 열풍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무금융노조(위원장 이재진)는 13일 구글코리아지부(지부장 김종섭)가 설립됐다고 밝혔다. 구글코리아 노동자들은 지난 11일 오후 역삼역 본사 인근에서 설립 총회를 개최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지난 1월 전체 인력의 약 6%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본사 기준 약 1만2천명 규모다. 지난달 감축 규모와 감원 대상자 등이 추가 공지됐고, 구글코리아의 해고 통보도 같은 달 진행됐다.

지부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지난달 2일 임직원 800여명 중 일부 직원에게 권고사직 형식으로 해고를 통보했다. 김종섭 지부장은 “선다피차이 CEO의 (인력 감축) 발표 직후 미국은 곧바로 정리해고가 진행됐고, 해외 지점들은 나라별로 발표가 있었다. 한국은 일본과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같은 조건으로 통지됐다”고 설명했다.

권고사직 기준과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김 지부장은 “2주 안에 권고사직을 받아들이면 위로금을 주겠다고만 했다. 해고 대상자의 직군과 사업은 다양하다. 성과 기준은 아닌 것 같다. 사업 중요도에 따라 감축한다는 CEO의 발표만 알고 있다. 심지어 대상자의 직속 상사도 몰랐다. 사측에 이유를 물었지만 답변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측의 해고 통보 이후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단체대화방이 만들어졌다. 300여명이 참여했던 방에서 노조가 필요하다는 말이 수차례 나왔다. 적극적인 인원들이 별도로 모이면서 지금의 노조가 탄생했다.

해고 대상자들 일부는 퇴사했다. 역시 해고 대상자인 김 지부장은 끝까지 권고사직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측의 일방적 결정이 불합리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이어 “최근 메타가 추가 정리해고를 예고했고 구글도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노조를 조직했고 건강보험 등 외국기준으로 맞춰진 복리후생도 개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을 비롯해 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대규모 정리해고를 이어 가고 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는 지난해 말 1천여명을 정리해고한 데 이어 지난달 1만1천명을 추가 감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1만명, 아마존닷컴은 1만8천명을 각각 정리해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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