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 SNS에 올린 글 갈무리

“쌀값 하락이 심상치 않습니다. 농민들은 하루빨리 쌀 시장 격리 시행에 정부가 나서달라고 아우성입니다. 농민의 적정한 소득보전은 국민의 가장 중요한 먹거리인 쌀의 안정적인 수급에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정부는 즉각 과잉 생산된 쌀을 추가 매수해서 쌀값 하락을 막아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는 30만톤의 쌀 시장격리에 나서 주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다.

“이 법안은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농가소득을 높이려는 정부의 농정 목표에도 반하고,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입니다. 시장의 쌀 소비량과 관계없이 남는 쌀을 정부가 국민의 막대한 혈세를 들여서 모두 사들여야 한다는 ‘남는 쌀 강제 매수법’입니다.”

대선에서 발언한 지 1년4개월 만인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며 한 말이다. 전국쌀생산자협회에 따르면 2021년 9월 1킬로그램에 2천753원이던 쌀값은 2022년 9월 1천937원으로 29% 이상 떨어졌다.

윤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지난해 쌀값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은 근본적인 대책은 고민하지 않고 민주당이 제출한 양곡관리법에 대해 반대만 했다”며 “대선후보일 때 마음 따로, 대통령 되고 나서 마음 따로냐”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4월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릴 13일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투표를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회 ‘민생 119’ 위원장을 맡은 조수진 최고위원이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에 대해서도 우리(특위)가 논의한 것”이라고 말해 도마에 올랐다.

위선희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막무가내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과 대안 없는 무능한 여당까지 슬픈 코미디가 따로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양곡관리법은 수정안을 거치면서 농민들과 오랫동안 협의를 해 왔고 수개월의 국회 논의를 거쳐 통과된 법”이라며 “무작정 거부할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정책을 위한 소중한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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