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이우영 작가의 동생이자 검정고무신의 공동저작권인 이우진 작가가 2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임세웅 기자>

저작권 분쟁 중 세상을 등진 고 이우영 작가와 관련해 만화가·웹툰작가가 캐릭터 대행사인 형설앤에 사과와 저작권 반환, 민사소송 취하를 요구했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위원장 신일숙)는 2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우영 작가가 자식보다 소중하다고 말한 캐릭터 저작권을 부당하게 갈취하고 작가의 생명과도 같은 창작까지 가로막아 작가의 삶을 부정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문화체육관광부 사건을 엄중히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대책위는 지난 20일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웹툰작가협회, 여성노조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를 비롯한 만화 단체들이 결성한 단체다. 이들은 고인의 저작권 관련 분쟁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해 현재 문체부가 만들고 있는 만화업계 표준계약서에 창작자 저작권이 공정하게 분배되는 내용이 담기도록 힘을 쏟고 있다.

기자회견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과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참여했다. 문체위에 속한 원내정당 모두가 참여한 것이라 사태 해결에 국회가 전면으로 나설지 시선이 쏠린다.

국회는 우선 재발방지 대책이 담긴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킨 상황이다. 지난 21일 법안소위에서 김 의원과 유 의원이 발의한 ‘문화산업의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지식재산권의 양도를 강제하거나 무상으로 양수하는 행위, 또는 통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춰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지식재산권 사용 수익을 분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문체위 전체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고인의 동생이자 함께 <검정고무신>을 그린 공동저작자인 이우진 작가는 “저희 손을 따라 살아 움직이던 기영이와 기철이, 우리 가족을 더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에 만났던 인연은 악연이 돼 형의 영혼을 갉아먹고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됐다”며 “형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형설앤은 캐릭터 저작권 지분 과반을 획득한 뒤 고인에게 알리지 않고 여러 사업을 진행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15년간 <검정고무신> 관련 사업은 77개를 넘었지만, 고인이 수령한 금액은 1천200만원에 불과했다. 어떤 명목으로 지급한 돈인지도 알 수가 없다. 이뿐 아니라 2019년에는 고인이 다른 작품에 검정고무신 캐릭터를 그린 것을 두고 저작권자 동의 없이 캐릭터를 사용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고인은 소송을 이어 가며 억울함을 토로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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