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모집인노조연대
▲ 보험모집인노조연대

보험설계사들이 빅테크(거대 IT기업)의 보험업 진출이 보험설계사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독과점 우려가 있다며 부작용을 해소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주장은 지난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빅테크 보험진출에 따른 상생 발전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나왔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했다.

빅블러 가속, 보험설계사 소득 감소 우려
핀테크업계 “보험설계사에 영향 미미해”

보험업은 최근 기술발달로 이른바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빅블러 현상이란 카카오 같은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로 업종 간 경계가 흐릿해지는 것을 말한다. 발제를 한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010년 초부터 온라인전용 보험상품 또는 디지털 보험회사가 등장했고 정부는 소비자의 편익과 디지털 금융혁신을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온라인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운영안을 발표했다.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고 보험계약 체결이 가능한 사업자와 연결하는 내용이다. 김 연구위원은 “소비자는 맞춤화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소할 수 있지만 불완전판매와 개인정보 오남용, 고령층의 금융 소외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짚었다. 보험설계사 생존은 위기에 놓인다. 김 연구위원은 “플랫폼의 영업 방식과 허용 상품 범위에 따라 보험상품 가입 방식이 변화해 보험설계사의 소득이 줄고 보험업을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핀테크업계는 핀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허준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정책지원팀장은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기준 온라인채널을 통한 판매 비중은 생명보험 0.5%, 손해보험 6.46%”라며 “플랫폼이 사이버마케팅(CM) 상품을 취급해도 보험설계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출을 더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 GA 편법 규제 않고 우회로 열 생각만”

그러나 보험설계사쪽은 이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오상훈 보험영업인노조연대 공동의장(삼성화재노조 위원장)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빅테크·핀테크의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 여부”라며 “지난해 기준 해당 시장 점유율은 이미 48%에 이르고 있어 영향이 크다”고 주장했다.

오 의장은 이어 “현재 보험상품을 제작하는 보험사(원수사)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직판 상품을 대형 보험법인대리점(GA)이 광고 자회사를 설립해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법으로 판매해 보험설계사 영업을 위축하고 있다”며 “이는 보험업법과 금융소비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임에도 금융당국은 이를 관리·감독하지 않고 또 다시 빅테크·핀테크에 영업을 허용하면서 이해 당사자인 보험설계사의 목소리조차 듣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빅테크·핀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독과점 관련 방지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장은 “판매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려 핀테크 업체 진출을 추진하는 것인데 빅테크가 중개업에 진출하면 시장 우월적 지위를 갖고 독점적으로 과다한 수수료를 징구할 수 있다”며 “빅테크 경쟁 규율법을 마련한 후 진출을 허용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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