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통미장 노동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한전문건설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급노동 실태를 폭로하고 있다. <남윤희 기자>

“방통미장 노동자들에게 월급은 사치입니다. 임금체불이 만연하고, 그때마다 오야지(팀장)를 찾아가서 애원해야 합니다. 2년 전에 이미 공사가 끝난 현장에 하자가 났다고 쉬는 날에도 일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하자비라는 명목으로 일당 일부를 주지 않습니다.”

방통미장 노동자로 20년을 일한 김진호(47)씨는 “건설현장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 하다”며 “제대로 월급을 받아 가족들과 단란한 일상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방통미장은 아파트 온돌이 깔리는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도록 마감하는 일이다.

건설노조 경기중서부지부 소속 방통미장 노동자들은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에 있는 대한전문건설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실태를 폭로했다. 이들은 “5인1조로 죽기 살기로 아파트 32세대를 시공해야만 일당을 받고 퇴근할 수 있다”며 “하루 평균 13~14시간을 일하면 다행이고 꼬박 날을 새고 퇴근할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가격 인상은 건설노동자의 임금 탓이라고 말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노동자들은 “단가는 20년 동안 그대로인 채로 멈춰 있다”며 “한 세대 바닥을 모두 작업하고 받는 돈은 1만5천600원”이라고 주장했다.

30년 동안 방통미장일을 한 임효국(48)씨는 제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고, 사람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일을 시작하면 쉴 수 없어 밥을 제시간에 먹을 수 없다”며 “특히 한겨울에는 추위에 떨며 빵으로 해결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임 씨는 “한여름 찜통 더위에 품질을 좋게 하려고 창문을 닫아 놓고, 자재 안에서 생기는 발열이 더해진다”며 “유해물질을 마셔 가며 일하다가 동료들이 목숨을 잃어 가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건설노조는 앞으로 방통미장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실태를 점검하고, 전문건설업체에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8시간 노동에 대한 기본임금 지급을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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