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예슬 기자

“광주글로벌모터스를 방문했습니다. 감동받았습니다. 노조가 없습니다. 620명의 평균 나이 28세, 현장에서 핸드폰은 보관하고 사용할 수 없습니다. 평균임금은 4천만원이 안 됩니다(현대·기아차의 40% 정도)”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일 지역 상생형 일자리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방문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쓴 말이다. 사회적 대화기구 수장이 ‘반노조’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글을 공개적으로 올린 터라 빈축을 샀는데, 그의 말은 사실관계도 틀렸다.

먼저 노조는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노동자는 2021년 6월 빛그린산단노조(위원장 고창완)를 결성했다. 기업노조를 초월해 산단의 노동자를 모아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현재까지 조합원 다수는 GGM 노동자다. “조기 경영안정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누적 생산목표대수 35만대 달성시까지로 한다”는 노사상생발전협정서로 인해 사측과 단체교섭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임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노사협의회인 상생협의회에는 근로자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고창완 위원장은 GGM의 임금을 결정하는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의 실무위원회에도 참여한다. GGM의 임금은 상생협의회와 노사민정협의회 실무위원회, 노사민정협의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지난해 2.5%, 올해 5.1% 임금이 인상됐다.

김문수 위원장 말대로 광주형 일자리가 4천만원도 안 되는 ‘반값 일자리’라는 일각의 우려에도 호응을 얻은 까닭은 새로운 모델의 지향점 때문이다. 적정 임금·노동시간 보장이나 원·하청 상생, 노동자 경영참가가 광주형 일자리 원칙에 포함됐다. 지역사회가 같이 잘사는 일자리를 만들면서 노사가 협력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모델이다.

그래서 경사노위 위원장이라면 노사 상생 원칙이 훼손되지 않고 잘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야 했다. ‘적정임금’을 찾기 위해 상생일자리재단에서 수행하기로 한 ‘선진 임금체계에 관한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어야 했다. 애초 원칙과 달리 노조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일터, 회사가 노동자를 규율하고 억압하는 일터가 아닌지 걱정했어야 했다. “핸드폰 사용 금지”를 감동받았다니 그야말로 윤석열 정부 사회적 대화기구 수장답다.

대부분 노동자는 하루 중 3분의 1을 일터에서 보낸다. 일과 삶을 분리하라지만 일터에서 괴로운 노동자가 일상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노동자가 목소리 내지 못하는 일터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한국 노사관계의 지혜다.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언젠가 더 나은 노동조건을 가진 완성차사로 이직하기 위해 자격증 공부에 한창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경사노위 위원장의 눈과 귀가 향해야 할 곳이 어딘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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