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강북지역 매입임대 아파트 구입금액이 SH 공공아파트 건설원가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실련이 정부에 매입임대 주택을 건설원가 수준으로 매입하도록 매입가격 기준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의 ‘LH 매입임대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LH가 서울 강북 칸타빌수유팰리스를 36채 사들이는 데 들어간 비용은 79억4천950만원이다. 아파트 1호당 매입가격은 2억2천만원, 1제곱미터당 920만원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개한 ‘세곡지구 2-1’ 아파트 전용면적 1제곱미터당 건설원가는 수유팰리스의 절반 이하인 436만원이었다.<그림 참조>

경실련은 “수유팰리스를 사들이는 가격으로 공공주택을 직접 지었다면 41억8천597만원의 세금을 낭비하지 않았거나 공공주택을 더 많이 지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LH가 언제 집중적으로 매입임대를 확대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연도별 매입임대 현황을 분석해 보니, 2016년 3천700억원(2천318호), 2017년 5천165억원(2천952호), 2018년 1조45억(4천866호), 2019년 2조1천691억원(9천214호), 2020년 1조7천438억(6천838호)을 사들였다.

경실련은 “5년 동안 매입금액은 5배가량 증가했고, 매입호수는 3배가량 증가했다”며 “매입금액보다 매입호수가 적은 이유는 호당 가격이 1억6천만원에서 최대 2억8천만원까지 상승했기 때문인데 집값 폭등시기에 매입임대를 급격히 늘린 것은 낭비”라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무분별한 매입임대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매입임대 주택을 건설원가 수준으로 매입하도록 기준을 개선하고, 매입임대 주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에는 매입임대 주택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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