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화학에너지광산노조연맹(CEMWU)

지난달 31일 인도네시아의 3개 제조업노조연맹 간부와 활동가들이 한국의 산별노조 건설운동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방한했다. 인도네시아 화학에너지광산노조연맹(CEMWU)·에너지광산화학노조연맹(FSPKEP)·제약병원노조연맹(FARKES-Reformasi) 활동가와 단위노조 간부 12명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 산별노조 연수단’은 지난 1월30일 입국해 서울 청계천에 있는 전태일기념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노조 활동가들은 “국제 상급단체인 인더스트리올(IndustriALL) 프로젝트의 교육과정에서 산별노조운동 전략을 알게 된 후 우리도 중장기적으로 산별연맹에서 산별노조로 조직형태를 전환할 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화섬식품노조를 비롯한 한국의 산별노조와 산별연맹을 방문해 한국 노동조합운동의 정책과 활동을 배움으로써 인도네시아 산별연맹들의 조직강화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이 이번 연수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해외 산별노조 사례 중에서 스웨덴과 독일과 한국에 대해 공부했는데, 이 가운데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기업별노조들의 연맹체에서 산업별노조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한국 노동운동 사례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 산업과 업종을 넘어 다양하고 폭넓은 조직화를 시도하면서 가장 최근인 지난해 산별노조 전환을 완성한 화섬식품노조 사례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방문한 화학에너지광산노조연맹은 화학·광산·고무·타이어·제지 등 570개 넘는 사업장에 조합원 17만여명을 둔 인도네시아 최대 산별연맹 중 하나다. 또한 제약병원노조연맹은 제약·병원·화장품·전통의약 등 61개 사업장 조합원 1만4천여명을 두고 있다. 에너지광산화학노조연맹은 다양한 업종에 7만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지난달 31일 화섬식품노조과 이달 1일 금속노련을 방문해 산별노조 전환의 성공과 실패 과정, 산별연맹과 산별노조의 재정과 조합비 차이, 본조·지부·지회 등 노조체계, 단위노조의 상근자수와 노조사무실 현황, 산별노조 본부의 부서 역할, 산별노조 전환과정에서 대기업 사업장과 단위노조 간부 역할의 중요성, 조합원들이 적립한 투쟁기금을 비롯한 각종 산별기금 용도, 여성과 청년 참여 활성화 방안, 해고자와 노조활동 희생자 지원 방안, 봉제노동공제회 같은 노동자협동조합 사례, 기업별 대각선교섭 이후의 산별교섭 전망을 심도 깊게 논의했다.

▲ 인도네시아 화학에너지광산노조연맹(CEMWU)
▲ 인도네시아 화학에너지광산노조연맹(CEMWU)

인도네시아 3개 제조업연맹 산별노조 연수단을 대표해 술리수티요노 화학에너지광산노조연맹 국장은 “한국 노동운동이 인도네시아와 아시아 노동조합의 산별노조 건설운동에 큰 힘이 돼 줄 것을 요청하며, 빠른 시일 안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화섬식품노조 지도부와 현장 간부들을 모시고 산별노조 포럼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비 제약병원노조병원연맹 위원장은 “양국 노동운동이 제국주의와 군사독재 그리고 자본가의 탄압을 뚫고 노동조합의 자주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공통의 경험을 갖고 있다”며 “이번 연수단 방문이 양국 노동운동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산별노조 전환 경험을 공유하는 데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노조 활동가들은 한 주 동안 화섬식품노조·금속노련·보건의료노조·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와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 안산비정규노동센터, 안산416기억교실, 노무법인 사람과산재를 방문해 한국의 산별노조 건설과 활동을 배우고, 노동법 개정과 산업안전보건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한 노동 쟁점을 논의한 후 6일 출국한다.

윤효원 객원기자 (webmaste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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