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노총 28대 임원 선출을 위한 정기선거인대회에서 김동명(55·사진 왼쪽) 위원장 후보와 류기섭(53) 사무총장 후보가 당선했다. 최응식 한국노총 선거관리위원회 대표위원의 당선 발표 직후 무대에 오른 김동명 당선자는 일성은 대정부 투쟁이다. 후보 간 통합은 첫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조합원을 지키고 우리 일터를 지키기 위해 대화든 투쟁이든 현장과 함께하겠다”며 “선거운동을 함께한 김만재 후보·이동호 후보와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약식 기자회견에서 김동명 당선자는 “투쟁사업장부터 챙기겠다”고 말했다. 지방이전에 반대하며 싸우고 있는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를 18일 방문한다.

- 류기섭 당선자는 공공연맹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사무총장과 겸직할 것인지.
류기섭 :
빠른 시간 내에 연맹 위원장직을 정리하겠다. 사무총장 일을 하는 데 전념하겠다.

- 근 20년 만의 연임 위원장이다. 선거인단 지지를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김동명 :
성과를 냈다는 것보다는 그동안 현장과 신뢰를 지켜봤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보내준 것 같다. 노동권이 후퇴하지 않도록 막아 낼 저력과 실력을 갖춘 후보라 인정해 줬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상대방과 대화도 하는 균형감을 갖춘 사람으로 봐준 것 같다. 동지들께 감사하다. 그 믿음을 지키겠다.

-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김동명 :
윤석열 정권은 노동(개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법에 관한 것이든, 제도에 관한 것이든 노동에 대한 정권의 공격을 막아 내는 것이 급선무다. 첫 행보는 산업은행지부 투쟁 현장이다. 지금 가장 어렵고 힘들게 싸우고 있는 조직이다. 앞으로 한국노총 투쟁이 매우 중요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다. 투쟁사업장을 가장 먼저 챙긴다는 상징성이 있다.

- 선거 중 불거진 부정채용 의혹과 관련해 한국노총은 선거 후 내부 조사를 하고,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사건을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가.
김동명 :
경찰이나 검찰과 같은 수사권이 없어서 어느 수준까지 내부 조사를 할 것인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하지만 대부분 드러나고 확인이 가능한, 객관적인 사실은 분명히 있다. 이 부분은 명백히 밝히고 합당한 조처를 할 것이다.

- 연임 위원장이다. 앞으로의 3년은 과거의 3년과 어떤 점에서 다를까.
김동명 :
지난 3년은 제 지도력이 많이 취약했다. 인정한다. 세력도 약하고, (내부)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도 있었다. 재선하고 경험을 쌓았다.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다. 저 스스로 각오한 것도 있다. 투쟁하지 않는 지도부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투쟁 현장에 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전국적 투쟁을 하지 못했다. 지금은 투쟁하지 않을 수가 없다. 투쟁의 디엔에이(DNA)가 살아 있고,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겠다.

- 민주노총과 연대 방안은.
김동명 :
구체적으로 협의한 것은 없지만 정권의 공격을 받는 노동자라는 점에서 같다. 같이 대응해야 한다. 만나서 어떻게 힘을 모을 것인지 논의하겠다. 그런 기회를 만들겠다.

- 정부가 회계 투명성을 거론하며 공격하고 있는데.
류기섭 :
법 내에서 준수해야 할 의무는 정비하겠지만, 그 외의 공격은 단호하게 대응하겠다. 향후 정부의 재정 지원이 끊길 것을 대비한 준비도 할 것이다. 산별노조·연맹과 함께 한국노총 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함께 모색할 것이다.

- 경쟁했던 후보와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구상이 있나.
김동명 :
선거 과정에서 경쟁했지만 근본 생각은 같다. 윤석열 정권과 싸우고 미래로 가기 위해 한국노총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같다. 같은 노동자이고 뜻이 같으니 하나로 갈 수 있다. 선거에서 경쟁했지만 투쟁에서는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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