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최초로 돌봄 노동자인 ‘마을 방과후 교사’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가 11일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는 사각지대에 놓은 ‘돌봄 노동’, 특히 행정시스템에서 배제된 ‘마을 방과후 교사’의 노동을 이야기한다.

영화는 서울 마포구의 25년차 초등방과후인 ‘도토리마을방과후’의 교사들이 마을과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부인 박홍열 감독과 황다은 작가가 마을 방과후 조합원으로 참여하며 내부의 시선으로 심도 있게 그렸다.

영화를 읽어 내는 주요 키워드는 ‘돌봄 노동’이다. 도토리마을방과후는 교사·아이·부모가 함께 만들어 간다. 단지 교육만 아니라 60여명의 초등학생들과 5명의 교사들이 먹고, 놀고, 배우며 함께 생활한다. 코로나 이후 학교와 가정을 대신해 마을의 아이들을 지켜 주며 고군분투하는 교사들의 삶이 녹아 있다.

하지만 이들은 ‘교사’로 불리지 못한다. 공적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아 제대로 경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예컨대 코로나로 학교가 쉴 때도 방과후 교사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장근무를 이어 갔다. 그런데도 ‘비인가 방과후’라는 이유로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영화 장면 곳곳에 이러한 고민이 묻어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지만, 저임금과 고용불안으로 미래가 불안한 돌봄노동자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제작·배급사인 스튜디오 그레인풀은 10일 “한 번도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직업군인 마을 방과후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대표적인 그림자 노동으로 사회적 조명을 받지 못했던 돌봄노동자들의 존재와 수고를 사회적으로 호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필수’지만 ‘그림자’ 속에 가려 있던 공동체마을 방과후 교사들이 ‘돌봄’과 ‘교육’ 사이에서 아이들과 성장할 수 있는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다고 제작사는 강조한다. 영화는 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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