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삼호중공업 블라스팅 노동자들이 2일 오전 국립5·18민주묘지 앞에서 4대 보험 보장과 물량제 폐지를 요구하는 선전전을 했다.<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4대 보험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달 12일 작업거부를 시작한 38명의 현대삼호중공업 블라스팅 노동자가 20일 넘게 작업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시급제 전환에는 노사가 이견을 좁혔지만 전원 복귀가 어렵다는 사측 입장으로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있다.

2일 현대삼호중공업사내하청 블라스팅노동자대표자회의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3개 하청사(대원산업기술·영도이엔지·시온이엔지)쪽은 시급제(시급 1만5천800원) 전환을 노조쪽에 제안했다. 만근수당 20만원, 안전수당 3만원을 포함하면 월 급여는 353만2천200원이 된다.

노동자들은 기존에 받던 임금과 노동자쪽이 제안한 시급 2만원 대비 턱없이 낮은 금액이지만 작업거부 노동자 전원 복귀와 고소·고발·손해배상 소송 중단 등을 전제로 사측의 시급제 전환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사측은 작업거부 기간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일당직 돌관(물량팀 노동자)을 구한 터라 작업거부 노동자의 전원 복귀를 약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블라스팅 노동자의 작업거부로 대체인력을 새로 구해 일부만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를 이유로 고소·고발한 것은 취하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영도이엔지의 경우 작업거부를 한 15명 대신 12명의 대체인력을 구한 상태라고 전했다. 영도이엔지쪽은 “(블라스팅 업무가) 첫 번째 공정이라 나머지 공정에도 다 영향을 미친다”며 “(작업거부가) 거의 한 달이 다 돼 가는데, 나머지 사람들을 놀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원산업기술쪽은 (전원복귀에 대해) “당장은 어렵지 않나 싶다”며 “대체인력이 들어와 일하고 있는데, 그분들도 근로자니 매듭 풀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청사들은 복귀 의사가 있는 노동자들은 개별 연락을 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작업거부 노동자에게 보낸 상태다.

지부는 “각 업체와 만났지만 노측이 회사 임금 제시안을 수용하겠다고 하는데도 전원 복귀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각 업체가 현대중공업의 시급제를 제시한 것은 원청인 현대삼호중공업 입장”이라며 “사측은 블라스팅 노동자들의 전원 복귀로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직종 물량팀 문제로 확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삼호중공업 블라스팅 노동자 38명은 지난달 12일 4대 보험 보장과 물량제 폐지를 요구하며 작업거부에 돌입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